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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PP 그라밋] 1. 기획 배경 및 아이디어 선정 과정 본문
기획 배경
저는 대학교에 다닐 때 용돈이 필요하면 학교에서 열리는 실험에 많이 참여했었습니다.
시간은 많고 돈은 없었어서 거의 2시간 거리에 있는 이과 캠퍼스에도 종종 갔던 기억이 있네요.. (이과 쪽 실험이 돈을 많이 줬어요)
인기 있고 재미있는 실험은 빠르게 연락을 안 하면 마감이 돼서 참여하지 못했어서 늦게 확인하면 아쉬웠어요.
또 실험에 갈 때마다 대학원생 연구자분들이 항상 주변에 이런 거 관심있는 친구 없냐고 물어보시고, 사람이 너무 안 모이는데 친구들한테 소개해 줄 수 있냐고 부탁하시기도 했어요.

YAPP에서 처음 팀이 만들어지고 아이디어를 내는 과정에서 Timee라는 일본의 단기 알바 매칭 앱을 레퍼런스로, 대학생 공강을 활용해서 단기 알바 정보를 주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는데요. 이미 공고를 올려줄 사장님을 많이 확보한 앱들을 앱스토어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어요.

한국에 아직 비슷한 서비스가 없고, 대학생이 정말 부담없이 잠깐 짬을 내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하고 생각을 하던 중에 대학원 실험에 참여했던 경험이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대학원생은 실험 참여자를 빨리 모을 수 있고, 대학생에게는 참여 가능한 근처 실험 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다른 서비스와 그라밋은 어떤 점에서 다를 수 있을까
기획 초기에 데스크 리서치를 하며 찾은 유사 서비스로 해외에는 Amazon Mechanical Turk과 Prolific이 있었고, 한국에도 설문조사나 생동성 실험들을 전문으로 모아서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이 존재했는데요.

Amazon Mechanical Turk과 Prolific은 규모가 큰 해외 플랫폼이라서 한국인 데이터를 모으기는 쉽지 않을 것이고,
생동성 실험은 패널로 운영하는 사이트거나, 의료 관련이라 가볍게 참여하기는 무거울 것이고
설문조사 서베이 사이트는 보수가 적은 (한 건에 500원 적립 등) 경우가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막연하지만 학교 근처 대면 실험 기회를 알려주는 것에 초점을 둔다면 다른 플랫폼과 차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또 Amazon Mechanical Turk, Prolific 등이 유료 모델을 사용함에도 비즈니스가 계속 유지되고 있었기 때문에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당시 했습니다.
아이디어 기획 과정
제가 활동할 당시 YAPP에서는 아이디어를 기준으로 팀 매칭이 되는 것이 아니라 팀 매칭이 완료된 후에 아이디어를 만들어 나가는 방식으로 기획을 했는데요. 주로 PM이 하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거나, 다 같이 아이데이션을 하는데 저희 팀은 다 같이 아이디에이션을 하기로 했습니다.


Figjam을 활용해서 아이디에이션 하고, 우려되는 점이나 좋다고 생각하는 점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회의를 했는데요.
저희 팀은 의견이 정말 많고 활발하게 논의하는 편이었어서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습니다.
아이디어는 많은데 정해지지가 않는다..
그럼에도 기획 과정에서 조금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가장 우선순위가 높았던 두 가지 아이디어 모두 우려되는 점이 너무나 뚜렷했다는 것이었어요.
또 아이디어가 디벨롭되지 않은 상황에서 문제점이나 걱정을 주로 이야기하다 보니 모든 아이디어가 안 될 것만 같다는 생각에 원점으로 자주 돌아갔습니다. ‘이렇지 않을까?’, ‘저래서 안 될 것 같아’ 하는 내용의 논의들이 계속 오고갔고 이대로라면 누가 지쳐서 포기하지 않는 이상 답을 찾을 수가 없을 것 같았어요. 또 회의 중에 종종 추상적인 단어를 사용하다 보니까 우리가 해결하려는 문제가 정확히 무엇인지 헤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내용이 맞는지 빠르게 인터뷰로라도 확인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검증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정리한 뒤에 가설을 세우고, 3일 정도 되는 시간 동안 각각의 아이디어에 대해 10명씩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결론은 둘 다 우리가 생각했던 유저의 문제가 아니고, IT 프로덕트로서 해결해 내는 개선점이 없다 판단하여 아이디어를 엎게 되었는데요.
이 과정을 지나면서 아쉬웠던 점은 제가 이때 '가설은 수치가 있어야 한다'라는 내용의 아티클을 너무 감명 깊게 읽은 결과...
초반부터 의미없는 수치를 세우는 데 고민을 오래한 것입니다. 충분한 양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도 없었고, 제가 적은 데이터를 유의미하게 해석할 수 있는 역량도 없는 상태에서 50%인지 60%인지 아주 오래 고민할 만큼 중요했을까 생각이 들어요. 대략적으로 구체적인 수치를 설정하고, 기대보다 나오지 않았다면 왜 그랬는지 파서 고치면 된다는 걸 후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아예 백지부터 다시 디벨롭하기로 했고 이번에는 각자 나름대로 고도화를 해서 오기로 했습니다.
초기 아이디어임에도 디벨롭을 해 오자고 한 이유는 방금 막 떠오른 아이디어는 듣는 사람이 '안 될 것 같은데...'라고 판단하기 쉽지만
조금이라도 고민해서 발전시켜 온 아이디어는 듣는 사람이 어떻게 하면 더 좋게 만들 수 있을지 개선 중심의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어요

2분간 하고 싶은 아이디어 어필 - 논의 - 투표를 거쳤고, 그 결과 나온 것이 지금의 대학원 연구 참여자 플랫폼 그라밋입니다!

사실 아이디어 정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고 당시에는 내가 PM이니까 좋은 아이디어를 가져와서 얼른 이 프로젝트를 진행시켜야 한다는 책임감 같은 게 계속 들어서 부담이 됐던 것 같아요. 초반에는 회의가 길어지기도 했고 깔끔하게 진행하지 못했어서 자기소개 때 얘기한 <꼼꼼하고 불필요한 소통을 줄이는> 나의 모습과 괴리감을 느끼고 거짓말을 한 사람이 된 기분이 그때 당시에는 약간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회의를 했음에도 이제 와서 두 아이디어 모두를 엎는다고 했을 때 팀원들 사기가 너무 꺾이지는 않을까, 김빠지지 않을까, 동아리 일정상 데드라인이 있는데 디자인이나 개발을 다른 팀보다 늦게 들어가서 불안하지는 않을까 혼자 많이 걱정했는데 다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에 동의해 주고,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해 달라고 해 줘서 정말 고마웠답니다...

다사다난한 아이디어 정하기 끝!